안녕하세요, 도파밍 독자 여러분!

한 달 만에 다시 돌아온 도파밍 2.0 입니다.

여러분께는 2주 간의 재정비 시간을 가진 후 돌아온다 호언장담 했는데, 어느새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먼저 고개 꾸벅 숙여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도파밍의 시작점부터, 목적이라든가 방향성 등에 대해 고민하고 에디터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충돌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손 봐야 할 것이 불어나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래도 완전히 달라진 만큼 더욱 열심히 도파밍을 이어 나갈 테니 꾸준히 지켜보고 사랑해주실거죠🥲 (에디터에서 디자이너로 탈바꿈한 쭈의 손에서 리뉴얼된 레터 디자인 너무 예쁘지 않나요?!)

앞으로의 도파밍은,

기존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한 주제에 대해 좀 더 진득하게 파고드는 두 가지 글을 전달하려고 해요! 특히 두 글 간의 연결성에 주목해주시면 재밌으실 거라구요😜

발행 주기 또한 변화가 있는데요, 이제부턴 격주 목요일마다 찾아올 예정입니다! 시간은 똑같이 오전 8시 반! 참고 부탁드려요😊

그래서, 점 찍고 돌아온 도파밍 2.0의 포문을 여는 11호의 주제는 <일본 속 한류열풍>이에요. 기존 일본에서 불던 한류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4차 한류 열풍!🍃 일본의 중년 여성들이 향유하던 문화에서, 어느새 1020 Gen Z 세대에게까지 메이저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 한류. 그 인기와 입지가 어느정도 일지에 대해 에디터 온과 딩이 파밍해봤습니다⛏️ 같이 보실까요?

아이러브유는 2024년 일본 1분기* TBS TV드라마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모토미야 유리(니카이도 후미 역)”와 일본 대학에서 멸종 위기 종을 연구하는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채종협 역)”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일본 넷플릭스 1위, 티버 (일본 스트리밍 사이트) 구독자수 100만명 돌파를 기록할 뿐 아니라 한국 넷플에서 현 시점 8위를 할 정도의 큰 인기를 구사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선 넷플 뿐 아니라 티빙, 웨이브 등 다양한 OTT에서 볼 수 있어요.

*스토리나 제작사정에 따라 홧수가 달라지는 한국과 달리, 일본 드라마는 대부분 분기(3개월, 대부분 10~12화)별로 드라마 시즌을 구분한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일본에서 낯선 한국 배우 “채종협”을 남자주인공으로써 전면으로 내세워 극을 진행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보통의 일본 드라마면 일본 배우가 주연이거든요! 배우도 낯설고… 흔한 로맨틱 코미디고… 제목도 뻔하고… 그닥 매력적이지 않아 보이는 이 드라마, 어떻게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끄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에디터 딩과 같이 탐색해보죠👓

1화 중 일본에서 반응이 크게 온 장면이 있는데요. 바로 태오가 유리를 이름으로 부르는 씬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선 사이가 어떻든 이름으로 부르는 문화라 *이름으로 부르는게 뭐가 설렌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일본에선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이름보단 성으로 부르는 문화랍니다. 홍길동을 부를 때, “길동”보단 “홍씨”라고 부르는 거죠. 그래서 많은 일본 콘텐츠에서 성→ 이름으로 호칭이 변하는 씬이 친밀도나 사이가 변화함을 의미하는 경우가 매우 많답니다.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걸 일본에선 ‘요비스테’라고 칭해요!

(다 큰 성인이, 이성 간 요비스테를 한다면 대부분 연인인 경우겠죠? 이 때문에 실제로 요비스테 판타지란 노래가 있답니다.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어~ 여자친구처럼!” 가사를 보면 굉장히 귀엽답니다)

태오는 일본에 온 지 2년밖에 안된 한국인 유학생이기 때문에 성으로 부르는 것보다 이름으로 부르는게 익숙해 유리를 ‘모토미야상’이 아닌 ‘유리상’이라 부르는데요. 잘생긴 연하남이 지인이 아닌 다음 사이로 넘어갈 수 있는 호칭(요비스테)을 하니까 시청자들 반응이 후끈후끈🔥했답니다. 재밌던 점은 2화에서 회사에서 태오가 유리를 “유리상”이라 칭하는데요. 그러자마자, 회사 모두가 웅성웅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죠. 호칭을 통해 둘이 가까운 사이구나를 회사 직원들이 알 수 있던 장치기도 한답니다!

指切(ゆびき)り 손가락 걸고 약속하자

拳万(げんまん) (안 지키면) 주먹으로 때릴거야

うそ ついたら 거짓말하면

針千本(はりせんぼん) 바늘 천 개

飮(の)ます 마시게 할거야

일본식 약속 노래는 에도시대 유곽의 유녀가 남자에게 사랑을 맹세할 때 왼쪽 새끼손가락을 잘라서 보낸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혼난다는 표현인데, 바늘 천개를 마시게 한다던가 엄청 살벌하죠. 그런 약속이 한국에선 복사라며 엄지손가락를 맞대는 스킨십으로 이어지는 점이 설렘 포인트로 와닿은 거 같아요.

출처: http://kor.theasian.asia/archives/73556

요비스테 뿐만 아니라 태오는 유리가 좋다며 직진하는 댕댕美 넘치는 연하남인데요. 1화부터 “저는 좋아해요?”라며 마구 플러팅하고 요즘 흔치 않은 유형의 주인공이라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출처: https://twitter.com/cokemashita/status/1749801553106747696?t=i-8Ceq65_66laS-8cbmXpQ&s=19

차례로 비빔밥, 라볶이 씬 (출처: 딩 캡) 

1화부터 주인공 유리는 비빔밥이라든지 라볶이라든지 한국음식을 많이 먹으며, 작 중에서 자연스럽게 한식이 등장하는데요. 유리가 배달로 먹든, 한식집에서 먹든 한식을 즐기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이상하다며 반응하지 않았어요.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 이는 일본 내 한국문화 인기와 연관되었어요.

일본 1020 사이에서 한류는 메인스트림으로 먹는 것부터 패션, 유행어까지 한국을 따라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태오가 한국어를 쓰는 장면이라든지, 직원들이 다같이 한국음식을 먹는다든지 하는 장면에서 거부감이 없는거죠. TV드라마로 이런 시도라니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던 부분이었어요!

앞서 이야기했듯 외국 배우가 일드에서 주연인 경우는 거의 드문데요. 하지만 이 드라마는 한일 커플 이야기를 그려나갈 예정이기에 적극적으로 한국 배우 캐스팅했다고 해요. 아이러브유의 캐스팅 담당은 “일어 가능 여부는 상관 없이 일본에서 통할법한 남자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밝혔어요. 주변인들에게 채종협 배우의 사진을 보여주며 어떠냐고 반응을 물어봤다고도 해요. 그 덕인지 연하 댕댕 직진남 태오가 유리에게 플러팅 할 때, 설렌다며 예상치 못한 케미라며 반응이 뜨겁답니다. (니카이도 후미와 채종협의 화보 촬영이 X에서 마음 1.1만개를 받을 정도로 말이죠)

또 한국인 입장에선 일드 특유의 과정 연기를 배우가 적절히 끊어 연기하기 때문에 보기 편했답니다.

출처: TBS 인터뷰, https://innovation.tbs.co.jp/neo_interview/652/

1. 채종협이 좋다: 스토브리그, 알고있지만, 무인도의 디바
2. 이참에 일본드라마를 도전하고싶다: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5시부터 9시까지 ~나를 사랑하는 스님~
3. 직진연하남이 보고싶다: 사랑의 온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로맨스는 별책부록

출처: 유튜브에 ‘韓国旅行’(한국여행) 검색 화면 캡쳐

특히 일본 소녀들의 한국 여행 브이로그 영상들은 주요 관광객층의 여행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흥미롭게 시청하게 되더라구요. 특히 다들 공통적으로 가는 곳, 먹는 것이 보이기도 했구요. 홍대, 명동, 성수를 하루에 돌아다니는 걸 보고 놀랐다는 건 안 비밀…🤫

한국인들에게도 ‘일본 필수 여행코스’가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에게도 존재하는 ‘한국 필수 여행코스’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제부터 제가 소개해드릴게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아직 크게 유명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일본인 소녀들의 브이로그에서 자주 등장하더라구요. 그래서 궁금해진 나머지 저, 에디터 온이 직접 <뉴뉴>에 방문해보았습니다!

이건 정말 신기했던 조합인데요! 여행 브이로그 유튜브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모든 일본인 관광객들이 편의점에서 비요뜨와 뚱바를 사 먹더라구요. 도대체 이걸 왜 이렇게들 먹는거지? 하고 찾아보니 “맛있고, 일본에는 팔지 않아서!”가 이유인 것 같아요.

실제로 비요뜨의 모든 맛을 소개하는 아티클도 있을 정도랍니다. 저는 비요뜨가 이렇게 신상 맛을 많이 내는 지도 처음 알았네요.

뚱바의 경우는, ‘바나나 우유’를 구글과 야후재팬에 일본어로 검색하면, 모조리 뚱바 사진이 보일 정도의 인기인데요. ‘한국인의 국민 음료’ 정도로 소개되는 경우를 왕왕 보았답니다. 국민 음료? 맞긴 하죠! 뚱바의 역사와 관련된 일본 기사도 흥미로우니, 한 번 읽어보세요.

이것도 정말 놀라울 정도로 브이로그에서 매번 보이는 음식이에요. 도대체 닭한마리를 왜 이렇게 많이 먹을까?🤔 싶어서 열심히 파밍해본 결과, “한국의 ‘닭한마리’는 일본의 ‘미즈타키(水炊き)’라는 닭고기 전골과 비슷하나,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오는 생김새가 좋은 의미로 신선한 충격을 주어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궁금증이 생겨나셨다면, 닭한마리의 역사와 일본인들이 닭한마리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재밌는 기사를 읽어보시는 걸 적극 추천드려요!